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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포커스=조한일 기자] 습관성 다음 증후군 표문순 다음이라는 미래를 이제는 버려야지오늘을 모면하려 으레 했던 말처럼얼마간 벌어둘 시간으로 미루지는 말아야지 ‘~때’라는 조건들은 감염에 취약해서 아주 작은 게으름에도 민감하게 반응하지“다음에 밥 한번 먹자”아주 다정한 그 다음들 *****************************************단어에도 무게가 있다. 그것은 말 혹은 문장이 갖는 무게의 세포(cell)적인 구성요소인데 그 단어를 어떻게 쓰냐가 전체 의도를 좌우하기도 한다. 그런데 ‘다음’이라는 단어가 지닌 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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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일 기자
2024.04.23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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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포커스=조한일 기자] 흐리고 때때로 흰수염고래 현택훈 구름이 내려앉은 바다에 흰수염고래가 헤엄을 친다 젖은 꿈을 꾸는 안개비는 옛날이야기의 산에서 내려왔을까 사람들은 안개로 만든 배를 타고 수평선을 넘을 것 같다 바다거북 등을 타고 꽃들이 가득한 섬에 다녀온 사람의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 안개는 무엇이든 다 만들 수 있다고 장담을 하던 작은외삼촌을 닮았는데 알몸으로 바다에서 첨벙거리던 날까지 갈 수 있나요 바다는 구곡간장을 품고 있어서 다시 집으로 돌아오면 둥근 지붕이 되는 이야기가 젖은 빨래 같다 오늘 날씨는 흐려서 명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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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일 기자
2024.04.10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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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포커스=조한일 기자] 생략된 미학 최성아 바람이 눌러앉은 돌담을 필사하면긴 음절 마디마다 열어둔 창이 있다안과 밖 발걸음들이 낮게낮게 넘나든 모나고 둥글둥글한 다름을 끌어안고귀천 없는 자리매김 어울려 함께 간다틈새로 오고 가는 말 아낌없이 보듬는 비바람 걸러 가며 피워 올린 민무늬군더더기 다 지우니 조화미 돋보인다발돋움 수더분한 배경벽이 아닌 길이다***********************************‘담’이라는 말은 귀로 들을 땐 막막하고 손으로 쓸 때는 쓸쓸하고 입으로 뱉어낼 땐 담담해지는 단어다. 그런데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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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일 기자
2024.04.03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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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포커스=조한일 기자] 이석耳石 인은주 돌 하나가 움직이면 세상도 흔들린다짊어진 바랑처럼 몇 바퀴를 돌아간다이렇게 일생이 가면 돌아올 수도 없겠다떨어진 돌 하나에 덜떨어진 사람처럼설탕을 가지러 가서 소금을 들고 왔다먼 곳에 다녀온 듯이 감감한 봄날 오후끊었던 친구에게 전화를 넣었는데지금 거신 전화는 없는 번호입니다어느새 가고 있었다 먼 곳에서 먼 곳으로************************************무無와 유有, 동動과 정靜은 상반된 의미이지만 종이 한 장 차이일까? 북극과 남극 정도의 차이일까? 시쳇말로 생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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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일 기자
2024.03.18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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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포커스=조한일 기자] 흠집 이광 하자나 결함 같은 비난투 말보다는아쉬움 묻어나는 흠이란 말이 낫다그 뒤에 집이 붙으면 애틋하게 눈이 간다 어쩌다 찍히거나 일그러진 다음에는주류에서 밀려 나와 사뭇 달리 받는 대접실수는 다들 겪는 일 그때 맡은 역할 같은 흠 없이 사는 길이 어디엔들 있으려나멍들고 깨어져도 부끄러움 갖지 말자상처는 살아있음의 증거머물 집을 갖는다*****************************************작년 여름 트럭에서 사과 한 박스를 싸게 샀는데 1/3이 흠이 있었다. 가격 대비 그만한 흠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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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일 기자
2024.03.12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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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포커스=조한일 기자] 깡통 같은 저녁 이태정 파도가 싱싱한 바다를 사러 가자유통기한 살아 있는 토막 난 바다를노 젓는 수고 하나 없이원터치로 만나는 밤 등 푸른 300g의 진공을 퍼먹으며혼자여서 외롭지 않다는 홀로족의 고백처럼가볍고 경쾌한 시간달그락,바닥 긁는 소리*****************************************지구의 70%가 물이듯 인체의 70%는 물이며 필자의 유년의 기억도 70%가 물이다. 지구를 덮은 대다수 물은 바다다. 인체도 우주로 보면 세포, 조직의 수분도 바다다. 필자의 그 기억 속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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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일 기자
2024.03.04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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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포커스=조한일 기자] 아프다, 아프리카 김춘기 하늘 덮는 사하라 먼지, 물새 떠난 빅토리아폭포 킬리만자로 흰 모자 벗는다 동아프리카 갈라진다 청나일강 목이 탄다대물림이다, 평생 가난창궐한다, 에이즈종교끼리 피 흘린다 이데올로기로 내전이다 독재가 독재 몰아낸다 굶주림이 밥이다 진흙에 마가린 넣은 흙과자가 간식이다 병원은 걸어서 백 리 밖에라도 있으면 다행이다 아프다, 검은 아프리카 지중해에 뜬 시신들************************************************************1994년 2월 아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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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일 기자
2024.02.27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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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포커스=조한일 기자] 깨울 수 없는 잠 변현상 나날들이 그대에겐 턱 떨리는 영하 10도굴 깊숙이 틀어박혀 허리를 움츠린 잠이웃이 두려웠을까 무관심이 무서웠나 한 가정을 포기한 알코올 중독자였나불치병에 찾아드는 자연인의 입산처럼햇볕도 걸음을 끊은 열외 된 무직자인가 동면을 위해 굴속에 든 살모사의 궤적으로삶은 밤껍질 속이 맨 처음의 본향인 듯벌레가 벌레답게 사는, 그 세상은 영 없는가?*********************************개를 아주 무서워하는 아내는 벌레 잡는 건 두려워하지 않는다. 어릴 적 뒤에서 덮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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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일 기자
2024.02.22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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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포커스=조한일 기자] 눈사람 배경희 한겨울 사과 속에 잠자는 눈이 내린다하얀 오리를 만드는 아이들의 오후에한 사내 점점 흐려지는 눈사람을 기다린다 그동안 세상에는 아이가 사라지고플라스틱 포화, 이기주의, 비본질의 이파리를도시는 여름의 무성함을 보고 입을 다물었다 아슬한 세계에서 우리는 늑대 여우였다아무것도 없었고 아무것도 안 낳았으니지구가 사라질 때까지 지구를 삼켜야 했다*********************************사라지는 것을 보는 것, 그 절반은 슬픈 일이다. 사라지지 않는 것은 변하지 않는 것이라서 애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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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일 기자
2024.02.14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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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포커스=조한일 기자] 실버 택배 김덕남 어깨를 짓누르는 수신처가 빽빽하다빌딩에 잘려버린 달빛을 짊어지고싸늘한 삼각김밥을 꾸역꾸역 밀어 넣는 늦봄을 배달하다 꽃그늘에도 허리 숙여헛디딘 시간들이 지문을 지워간다불끈 쥔 낡은 주먹을 들었다 다시 놓고 아파트 불빛들이 따로 홀로 벽을 쳐도숨 한 번 고를 새 없이 삭은 몸을 지피다입 벌린 밑창을 끌며 발의 설움 달랜다*********************************요즘 “기다림의 미학”이란 말이 많이 쓰이다 보니 “기다림”이 마음속에서 닳기도 전에 “미학”이 먼저 소멸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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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일 기자
2024.02.07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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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포커스=조한일 기자] 매미 허물 장은수 한 계절 계곡물도 입을 꽉 다물고서풍장을 치러낸 밭, 먼지만 펄펄 나고까맣게 타버린 시간 하얀 속살 드러낸다 누가 또 떠나는가, 껍질뿐인 몸을 묻고이제야 버거웠던 허물을 벗어놓을 때어긋난 척추마디에 흙냄새 물씬 난다 묵정밭 다스리던 저녁놀도 스러지고이랑 너머 꽂혀 있는 무뎌진 호미자루찢어진 비닐하우스 바람에 펄럭인다*********************************정서적 견지에서 “허물없는 사이”란 정말 있을까? 또 “허물없는 사람”은 존재할까? 전자는 “있을 수 있다.”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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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일 기자
2024.02.01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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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포커스=조한일 기자] 족쇄를 풀어줘 장영춘 오늘도 탈출을 꿈꾼다, 저 문만 나서면푸른 날 성긴 시간 태초의 그 길 따라긴 목이 닿고 닿도록 하늘 향한 목각 기린 창 너머 초록 잎들 마구마구 손 흔들면아프리카 드넓은 저 질주의 본능으로소나기 맞으러 간다, 겅중겅중 목 빼 들고 캄캄한 밤하늘에 별빛 총총 수놓으면코뿔소 작은 샘터에 무리 지며 마중 오겠지마음은 이미 달리고 있어, 족쇄를 풀어줘*********************************NVC(Nonviolent Communication), 즉 “비폭력 대화”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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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일 기자
2024.01.26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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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포커스=조한일 기자] 영끌족의 독백 이승현 지난밤에 엄습한 서리의 모양을 보니하향의 경기지표가 시리도록 멍들겠다빚잔치 회생절차도 풀어낼 수 없는 앞날 첫발을 잘못 디뎌서 수렁에 빠진 건가무지無智가 이정표를 이해를 못 했는가가위에 몸부림치며 점점 깊이 가라앉네 풍요의 일자리가 뻘밭으로 변한 것은무거운 두 손 위에다 더 얹으려 했던 일오는 해 꽃이 피어도 봄은 아니 되겠다*********************************먹고사는데 끌어들인 영혼으로 인해 ‘지난밤’엔 잠이나 제대로 잘 수 있었을까? 설사 그랬어도 밤새 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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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일 기자
2024.01.21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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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포커스=조한일 기자] 포석布石 신필영 발바닥이 아프다는데 손등에 침놓는다?고수는 허를 찔러 대마를 잡아챈다지빼어난 종장 구절도 낯선 곳에 있게 마련 설렁줄 길게 당겨 내실을 불러내듯위 논에 실린 물로 아래 논이 젖어 들듯눈길만 부딪쳤는데 가슴팍이 타오르듯*********************************큰 그림을 그릴 줄 아는 사람과 멀리 볼 줄 아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것은 거대한 나무를 곁에 두는 것과 같다. 열매를 주기도 하고 그늘이 되어주기도 하고 비바람을 막아주기도 하고 나무를 주식主食으로 하는 시인에게는 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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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일 기자
2024.01.12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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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포커스=조한일 기자] 사실은 김의현 아세요? 하마는 헤엄을 못 친대요동물원 홍수 때 괜찮다며 두고 갔는데복구 후 돌아와 보니 모두 죽어 있더래요그냥 둥둥 떠다니며 잘하는 척했던 거죠사실은 못한다고 더 이상은 무리라고엎드려 운 적도 많았다고 말하고 싶었지요잘하는 척 괜찮은 척 태연한 척 무심한 척사실 나도 척척 몇 개 등에 업고 끌어안고빈약한 생의 손잡이를 간당간당 잡고 가요*********************************‘척’이란 의존명사는 마치 두꺼운 갑옷과 같다. 웬만한 화살촉으론 뚫기가 어렵고 표정마저도 철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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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일 기자
2024.01.05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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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포커스=조한일 기자] 산물 김진숙 맨 처음 물은 작은 심장을 가졌을 거야첫아이의 박동 소리 들었던 그날처럼바람도 들었나 몰라 그 먹먹한 물소리 검은 돌에 입 맞추며 살아낸 길이었지흐르다 멈추고 다시 흐르다 스며든 땅더 깊게 파고들수록 솟구치는 함성이었지 그 내력 알 수 없지만 당신 몸에 닿으면두 눈 맑게 하고 막힌 혈도 뚫었다는할머니 넋들임까지 받아낸 생이었지 물허벅 물항아리 제주 여자 발자국 따라세미물 두말치물에 나도 정성껏 손을 씻고조반물 한 바가지로 아침상 차리고 싶다******************************
조한일 시인의 시차 없이 시 읽기
조한일 기자
2023.12.29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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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포커스=조한일 기자] 아름다움의 근원 김일연 우주 먼지 알갱이가 만들어내는 별빛못난 돌멩이들이 만들어내는 물소리 이 밤의 아름다움의 근원은 돌멩이다,먼지다 세상 등불이 꺼진 깜깜한 어둠이라도난 그런 돌멩이그런 먼지다 생각하면 사랑도 혼자 가는 길도 아프지 않다외롭지 않다*********************************이 작품을 수십 번 읽기 전에만 해도 필자는 ‘돌멩이’와 ‘먼지’의 근원을 지구와 땅에 편중해 찾고 있었음을 이제야 깨닫게 되었다. 심지어 그것이 사고의 에러 error였음도 고스란히 드러내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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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일 기자
2023.12.24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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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포커스=조한일 기자] 봄날, 치매 병동 박성민 저녁이면 창밖을 내다보는 할머니손 뻗어 더듬거리면 꽃망울 돋아나고땅거미 내려올 때면 자꾸 등이 가렵다 마음속 희망들은 3인칭으로 바뀌지만저녁놀엔 아직도 피가 살고 있는지기억이 커피포트에 부글부글 끓는다 대바늘 두 개에 꿰어 있는 털실 뭉치시계는 흘러내리고 마른기침 쏟아지고저 멀리 횡단보도엔 봄비만 걸어온다*********************************기억도 실선으로 혹은 그나마 운이 좋으면 점선으로 분할될 때 있다. 오래된 기억은 뇌리에 있지만 최근의 기억은 뇌리를 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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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일 기자
2023.12.19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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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포커스=조한일 기자] 아주 평범한 후회 임성구 세상을 살다 보면 마음처럼 되지 않아 잠시 멈칫하고 더 큰 발로 건너야 할 때 비로소 소중한 너를, 다시 한번 생각한다 작거나 못생긴 돌이 물살을 견디지 못해 홀연히 홀연히 떠내려가서 허전할 때 불안을 호소한 것은 네가 아닌 나란 것을 거룩한 꽃만 보고, 나 혼자 그 꽃만 보고징검징검 네 굽은 등, 무수히 밟고 지날 땐돌 하나 못 받쳐준 나를, 그래도 용서하겠니*********************************‘후회’의 품격을 생각해 본 적은 없다. 더구나 특별함, 평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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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일 기자
2023.12.13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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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포커스=조한일 기자] 시월, 산비탈 이숙경 눈높이를 모르고 가슴 높이로 살아서얹히고 맺힌 응어리 자꾸만 생겨나네맥없이 뭉쳐 다니는 구름만도 못한 것 부딪히면 비를 쏟아 뿌리라도 적시지만 부딪히면 화근이라 뿌리 뽑는 사람살이 비슬산 오르는 사이 눈에서 멀어지네 닫힌 맘 열어 놓고 찬바람 등에 지면 구불구불 다랑이논 타고 나는 새처럼어느새 초롱한 눈에 하늘빛 가득 차네 *********************************비탈진 곳에 서 보지 않은 삶이 얼마나 될까? “기울어진 운동장”이 난무하는 오늘 아닌가? 그 경사의 정
조한일 시인의 시차 없이 시 읽기
조한일 기자
2023.12.08 18:19